감상

    <부르카 복서>: #우리에겐_페미니스트_선생님이_필요합니다

    <부르카 복서>: #우리에겐_페미니스트_선생님이_필요합니다

    중학교, 남자애들이 여자 탈의실에 카메리를 설치해 놨다는 소문이 돌았다. 체육 선생님은 지각생들을 엎드려 뻗쳐 시키고 때리면서 치마를 걷어붙인 허벅지 쪽으로 웃곤 했다.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은 시집도 못갈 년들이라는 말을 일상적인 욕으로 썼다. 윤리 선생님은 매 시간마다 음담패설을 했는데, 신혼 첫날밤 터진 처녀막이 꼭 떡볶이 같았다는 말에 학부모들이 항의했지만 징계를 당하는 일은 없었다. 대학교, 개인 문집을 만들어 1:1면담을 해야 했던 글쓰기 수업에서 여자애들은 "문학 소녀"라 처음엔 글을 잘 쓰는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기만의 세계에 갇여서 사회적인 시각을 갖추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 모욕감에 기가 죽었다. 그리고 처음 들어간 사회학 입문 수업에서 페미니즘을 배웠다. 남자 혐오자라는 소문이 돌았..

    데이비드 보위: Missing his <Space Oddity>

    데이비드 보위: Missing his <Space Oddity>

    우선 RIP. EIDF에서 데이비드 보위에 대한 다큐멘터리, 을 상영해줘서 보게 되었다. 나는 그의 곡 중에 를 가장 좋아한다. 어떤 캐릭터에 대신 이입해서 감정을 표현하는 데이비드 보위 특유의 성격이 정말 잘 드러나는 곡이기도 하고, 멜로디도 좋고, 우주로 나가는 내용도 좋다. 너무 완벽하다. 그의 불안정성에는 창조성이 깔려있다. 다큐멘터리도 이 부분을 주목한다. 밑에서 캡쳐한 부분의 "안전함"도 한국어로는 굉장히 긍정적인 상태를 말하는 것 같지만 고정되어있고fixed, 변화가 어려운 상태를 가리킨다. (한국어로 이런 상태를 가리킬 만한 단어가 없다는게 신기하게 느껴진다. 모든 것은 변하다는 철학관 때문일까?) 그는 계속 흥미로운 일을 하고자 했고, 자유롭고 싶어했다. 마지막 곡 중 하나인 Lazaru..

    <한나 아렌트>: 그리고 창백한 푸른 점

    <한나 아렌트>: 그리고 창백한 푸른 점

    는 영화로만 평가하자면 그저 그랬다. 영화는 아이히만 재판 취재로 시작해서, 아렌트가 에서 아이히만을 살인마 괴물이 아닌 '평범한 인간'으로 묘사해 같은 유대인들의 격렬한 혐오와 맞서게 되는 내적 외적 투쟁을 보여준다. 사실 사건이랄게 별로 없으니 영화로서의 재미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별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건 시놉시스에서부터 드러나고, 한나 아렌트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을 끌어들일만한 내용도 아니니, 이 영화는 처음부터 나같은 아렌트 숭배자들과 덕심을 공유하려 만들지 않았나 싶다. 초반부에서 아렌트는그녀의 글에 대한 변론을 거부한다. 자신의 의도는 모두 글에 묘사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중의 비난과 친구들의 절교, 공개적 모욕을 겪은 뒤 마침내 변론, 즉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 위한..

    노엘 갤러거: <Live Forever>와 파킨슨 쇼 인터뷰

    노엘 갤러거: <Live Forever>와 파킨슨 쇼 인터뷰

    지드래곤의 She's electric 표절 의혹 이래로 노엘 갤러거는 언제나 나의 최애 멘토였다. 시작은 상단 짤이었다. 당시 지드래곤이 뭘 표절하든 오아시스는 신경도 쓰지 않을 거라는 의미에서 팬들이 저 짤을 퍼트렸다. 당시 중2병과 입시 스트레스 사춘기에 압사 직전이었던 나는 최선을 다해 동ㅂ신기를 덕질하고 있을 정도로 절박했고(이후 내 덕질 역사에서 K돌은 잊혀진다) 브릿록 본좌라는 이들의 쿨함에 즉각 끌려 인터뷰를 찾아보기 시작한다. 게다가 알고 보니 노래도 좋았다! (여기에는 슬픈 역사가 있는데 한참 전 내가 처음 오아시스를 접했을 당시엔 이들이 Hidden Chemistry를 낸 직후였고 CD를 듣고 너무 구리다고 판단했던 나는 오아시스라는 이름을 내 음악 라이브러리에서 지웠던 것이었다......